대한민국 최초의 노벨 문학상 수상자인 한강 작가의 5.18을 다룬 책. 최근에 수학 공부 때문에 책을 거의 읽지 않았었는데, 노벨 문학상 수상 때문에, 한강 작가의 몇 가지 책은 읽어야겠다 싶어서 읽게 됨.
5.18이 일어났던 당시 뿐만 아니라 그 이후에 살아 남은 여러 인물들의 망가진 삶과 현재로 이어지는 부분까지를 담고 있다. 다큐멘터리 식으로 담담하게 사실만 나열해도 비극적인데, 저자의 시적인 문체로 마치 그 일을 겪었던 사람들의 비명을 듣는 듯한 더욱 비극적인 느낌을 받을 수 있다.
5.18은 국가 권력이 자국민을 상대로 학살과 고문을 자해한 대단히 비극적인 일인데, 큰 희생이 발생했음에도 광주에서 맞섰기 때문에 결국 대한민국은 민주화를 이룰 수 있었고 —만일 당시 시민들이 맞서지 않았다면 아마도 대한민국은 여전히 군부 정치의 시대를 살고 있을 수도 있다— 더 큰 역사의 흐름 속에서 결국 신군부는 몰락했기 때문에, 민주화 이후 대한민국은 5.18의 광주 시민들에 큰 빚을 지고 있다고 볼 수 있음.
비극적이고 사실 읽기에 불편한 내용이지만, 그들이 어떤 마음가짐으로 저항을 했는지를 이해하고, 그들이 겪은 고통을 기억하여 그러한 일이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것이 남의 사람들이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일이라 생각하기 때문에, —또한 문학적 가치도 인정 받았으니— 한 번 읽어 보는 것을 추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