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화 연구로 저명한 싱클레어 박사가 노화와 관련한 그간 결과를 정리한 책. 정확한 순서는 모르겠지만, 이 책에서 노화는 자연스러운 것이 아니라 질병의 한 종류 —암이나 치매 등은 노화라는 더 큰 질병의 증상— 라고 주장하고, 실제 2018년 세계 보건 기구(WHO)에서 노화가 질병이라고 분류했다고 하니 아마도 그간 저자의 연구 결과가 보건 의료 분야에 큰 영향을 발휘하지 않았나 싶다.
처음 제목만 보고 건강하게 오래 살기 류의 책처럼 ‘적게 먹고, 운동하고, 충분히 자라’와 같은 일상 생활에서의 행동 양식을 이야기하는 책인 줄 알았는데, 물론 그런 내용도 살짝 나오기는 하지만, 바이오 과학을 기반으로 노화를 막는 방법을 이야기하고 있어서 놀랐다. 예전 <부의 기원>을 처음 접할 때 재태크 책인 줄 알았는데 막상 읽어보니 복잡계의 관점으로 경제학을 보는 책이어서 충격 받았던 느낌.
내용이 상당히 전문적이어서 완전히 이해했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여튼, 저자는 노화의 근본 원인은 정보의 상실이고 이것은 유전자 레벨 —DNA와 후성유전— 에서 생명이 오랜 기간 복제를 반복하는 과정에서 엔트로피가 증가하는 방향에서 나오는 결과라고 주장한다. 그 생명 회로에서 상실한 정보를 복구할 수 있으면 —여기서 섀년의 정보 이론을 차용함— 노화를 되돌릴 수 있다는게 전체적인 맥락
저자는 그러한 노화를 막기 위한 방법으로 ‘적게 먹고, 운동하고, 충분히 자는 것’ 외에 NMN이나 레스베라트, 메트로포민 같이 실제 노화를 방지할 수 있는 성분을 먹을 것을 추천한다. 이에 대한 구체적인 작용 기전은 책 내용 참조. 저자는 이미 현대 생명 공학의 발전 덕에 수명은 빠르게 늘고 있고, 예전과 같은 나이인 사람이 훨씬 젊고 건강하게 살며, 조만간 기존의 인간 한계 수명인 120살을 넘어 150살을 넘게 사는 사람도 나올 것이라고 주장한다.
책의 내용이 워낙 도발적이라서 솔직히 전부 믿긴 어려운데, 여튼 단식과 운동을 통해 활성화 되는 NAD+가 실제로 노화를 방지하고, NMN이나 NR 등을 섭취하면 몸 안에서 몇 단계를 거쳐 NDA+로 변환되기 때문에 노화를 방지할 수 있다는 것 자체는 사실인 듯. 다만 저자가 노화 연구자이면서 스타트업 창업자이기도 해서 실제 현실에 대해 장미빛 전망이 몇배 곱해 졌다고 보면 적절할 듯. 거짓은 아니지만, 실제에 비해 과장이 분명 있다는 것. 실제 바이오 공학이 많이 발전한 것도 사실이고 책에는 인위적으로 손상시킨 쥐의 시신경이 복구 되었다는 것을 포함하여 긍정적인 이야기가 많지만, 이 분야에서는 부작용도 항상 고려해야 함. 찾아보니 다른 실험에서 세포를 되돌리는 과정에서 종양이 발생했다는 이야기도 있음.
여튼 NMN이나 NR에 대해 찾아보니 노벨상 수상자도 먹고 있다고 하니 일단은 믿어볼만 할 듯.(오토파지도 이미 2016년에 노벨상으로 검증된 이론). 물론 이게 정말로 불로초처럼 40살이 넘은 내 몸을 20살의 몸으로 되돌려 줄거라고는 믿지 않고, 몸의 활력을 증가 시키는데는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 함. 그것의 영향으로 겉으로 보기에 나이에 비해 젊어 보이는 신체를 가질 수는 있을 듯. 개인적으로 지금 달리기를 포함한 운동과 간헐적 단식은 이미 하고 있고 실제로 그 이후 체력이 좋아지고 더 건강해졌다고 느끼고 있는데, 추가로 먹어볼 생각.
만일 이것이 사실로 검증되면 현재 주목 받는 AI를 넘어서는 인류에 엄청난 변화가 일어날 것은 확실해 보인다. 지능을 가진 기계가 사람을 편리하게 해 주지만, 인간의 생명을 연장해 주는 것에 비할 바는 아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