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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스토밍

디자인을 할 때 의도가 참 중요한데, 혼자서 의도를 결정하는 경우도 있겠지만 대부분의 경우, 특히나 프로젝트의 방향성을 정하는 초기와 같은 경우에는 프로젝트 멤버들이 합의하고 공유할 수 있는 의도를 결정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의도란 것을 혼자만 결정할 경우 팀 작업의 색이 바래지기 때문이기도 하고, 함께 의도를 결정하면 각자의 생각에 대한 논의와 토론이 이루어져 더 나은 의도를 결정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100% head의 의도대로만 만들어지는 경우도 있긴 있겠습니다만그런데 그 합의를 이끌어 낸다는 것이 사실 무척이나 어려운 일인데, 일단 회의를 시작하면 회의의 시작한 목적은 잃어버리고 중구난방 이야기가 뻗어나가버리거나, 논의를 벗어나지 않더라도 합의 자체가 어려운 경우가 다반사로 벌어지기 때문입니다. 이 책은 바로 그러한 합의를 이끌어 낼 수 있는 좋은 방법들을 소개하는 책으로, 실제로 쉽게 적용 가능한 다양한 방법들을 다루고 있습니다.
처음 책을 접할 때 책의 제목에 '게임'이라는 단어가 붙어 있어서 '무슨 게임화된 방법을 소개하는 것인가?' 했었는데, 막상 내용은 딱히 게임스럽지 않고 –게임이라는 단어는 아마도 책을 좀 더 쉽게 느껴지게 하기 위한 단어 선택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그 내용은 오히려 좋은 디자인 절차에 가깝습니다. 개인적으로도 근래 더 나은 디자인을 위한 다양한 생각을 하던 차에 이 책을 접하고 많은 도움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좋은 게임 디자인을 하기 위해서는 게임에 대한 지식이 필수적이지만 그만큼 디자인에 대한 이해도 중요하기 때문에 –게임을 디자인하는 것이기 때문이죠– 이러한 좀 더 나은 의도를 이끌어 내는 방법을 다루는 책은 게임 디자이너라면 꼭 한 번쯤 읽어볼 만한 책이라 생각됩니다.
ps) 책의 마지막에 이 책이 다양한 분야에서 일하는 디자이너들이 모인 컨퍼런스에서 만난 사람들에 의해 쓰여졌다고 하는데, 마치 경제학자들과 물리학자들이 모인 컨퍼런스에서 복잡계 경제학이 큰 진전을 이룬 것과 비슷하다는 생각도 들었고, 개인적으로도 다양한 분야의 디자이너들이 모여 각자 자신이 하는 제품에 대한 다양한 디자인 방식을 공유할 수 있는 자리가 있으면 참 좋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