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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겔 & 마르크스 : 역사를 움직이는 힘

헤겔의 관념론과 마르크스의 유물론을 다루는 책. 역사를 움직이는 힘이 이성이냐 물질이냐에 대한 헤겔과 마르크스의 관점을 이야기 한다. 얼핏 듣기에 반대되는 개념 같은데 마르크스의 유물론이 헤겔의 관념론에서 –변증법– 출발했다는 점은 참 흥미롭다.
결국 세상을 움직이는 힘의 기저에는 먹고 사는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는 –보다 정확히 말하면 에너지와 엔트로피다– 내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아무래도 마르크스의 논의가 더 합당하다고 생각하지만, 다른 한편으로 ‘우리의 의식은 몸(물질)에 기반하고 있지만 그것이 전부는 아니다’와 같은 복잡한 설명을 좋아하는 나에게 헤겔의 논의에도 흥미로운 부분이 많이 있었음.
개인적으로 가장 놀라웠던 부분은, –헤겔은 변증법으로 유명하지만– ‘진리란 변화하는 과정 전체’라는 부분. 나라는 인간은 36살 현재의 모습이 내가 아니라,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일어난 변화의 총체가 나라는 이야기. 불교 철학 같은 기분도 들고, 진리에 시간 개념을 도입했다는 점, 단면이 아니라 다면, 순간이 아니라 전체를 바라보았다는 점에서 과학적인 느낌도 나고 여러모로 참 놀라웠다. –변화가 일어나는 원인이 모순과 대립 때문이라는 말도 상당히 흥미로웠음.
복잡함이 받아들여지는 현시대에 정신이나 물질 어느 하나로 현실을 설명하는 것에 좀 낡은 느낌이 들 수도 있지만, 철학사의 흥미로운 부분에 대해 잘 짚어주기 때문에 관념론과 유물론에 대해 관심이 있다면 한 번쯤 읽어볼 만한 책이라 생각 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