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확정성 원리로 유명한 하이젠베르크의 자서전. 제목만 보고 마치 슈레딩거가 <생명이란 무엇인가>를 통해 생물학에 큰 기여를 한 것처럼 복잡성 과학을 예견한 책이라 생각했었는데, 기대했던 내용과 전혀 달라서 난감했다.
이 책은 과학으로 위장한 철학책이라고 보는 편이 나은데 하이젠베르크가 교류한 당대의 많은 과학자들과 나눴던 철학적인 토론이 이 책의 주된 내용이기 떄문. 마치 플라톤이 쓴 –소크라테스가 다른 사람들과 나는 대화를 정리한– 철학책 같은 느낌이 든다. –불행히도 부분과 전체에 대한 별다른 내용은 없다.
책의 내용을 온전히 이해하려면 양자역학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도 필요하지만 그들이 나눈 대화의 철학적인 내용을 이해할 수 있을만큼의 배경 지식도 필요한데 –철학자의 말은 맥락에 대한 이해가 없으면 이해하기 어렵다. 그냥 들으면 뜬구름 잡는 소리로 밖에 안 들림– 개인적으로 그 두 가지 지식에 대한 이해가 모두 낮기 때문에 이 책의 텍스트를 이해하는데 어려움이 많았다.
책의 문자를 읽는데 급급하여 책의 내용을 이해하지는 못했기 때문에 –내 독서 성향상 끝까지 읽은게 신기할정도– 책 자체에 대한 감상을 기록하기는 어렵고, 그냥 내가 어찌어찌 읽긴 읽었다는 의미에서 글을 남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