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에 괴짜라는 말이 붙긴 하였으나 '경제학' 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는 이 책은 저자의 말대로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경제 현상을 이야기 하는 책은 아닙니다저자는 데이터를 이용하여 경제 현상을 이해한다는 의미에서 괴짜경제학이라는 말을 만들었다고 했는데개인적인 생각으로는 그냥 '사회현상의 데이터적 분석' 이라는 표현이 더 정확한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경제에 대한 내용은 없습니다-제목은 아마 저자가 일단 경제학자이기는 하기 때문에 그렇게 붙인게 아닐까 싶습니다
경제에 대한 내용은 없고 사회현상에 대한 데이터 분석이기 때문에 책 내용 자체는 흥미롭게 읽을만 합니다사람들이 부정을 저지르는 이유라든가 범죄율 감소에 대한 내용이라든가 부모가 자식에게 얼마나 영향을 끼칠 수 있는가 하는 것들을 많은 데이터를 분석하여 우리가 통상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원인과는 다른 원인을 찾아내기 때문에 나름 흥미롭게 읽을만한 것이지요
그러나 다만 아무래도 저자가 경제학자이다보니 데이터를 분석하고 해석하는 기본 관점이 주류경제학의 시선이라 그 결론에 있어서 개인적으로 '과연 그런가?' 하는 부분도 있었습니다 예컨대 본문은 아니고 부록에 나오는 내용이지만 -이 책이 겉보기와 달리 본문의 양은 많지 않습니다. 부록이 꽤 되더군요사람들이 투표를 하는 이유에 대해 설명하는 부분에서'합리적인 사람들이라면 자신의 1표가 행사할 수 있는 힘이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없음을 알기 때문에 투표를 안 하는 것이 합리적임을 알고 있다. 그런데 실제로 사람들이 투표장에 나가는 이유는 자신이 투표를 하는 모습을 타인에게 보여주기 위해서이다' 라는 결론을 내리는데 이 부분에서 개인적으로 그다지 동의를 못 하겠고 이것이 왠지 주류경제학 시선의 한계가 아닌가 하는 생각까지 하게 되었습니다
일단 주류경제학에서는 인간을 합리적인 존재라고 보고 모든 경제현상을 바라보기 때문에 실세계를 이해하고 예측하는데 굉장히 큰 오차를 많이 범하게 됩니다왜냐하면 실제로 사람들은 그다지 합리적이지 않으며 대단히 감성적이기 때문이죠 -개인적으로 지금껏 저에게 부여된 투표권을 단 한 차례도 포기한 적이 없는데 위와 같은 생각으로 투표장에 간 경우는 단 한 번도 없었습니다 오로지 '현재 여당을 벌하기 위해 혹은 우리 편이 이기기 위해 내 한표라도 보태자' 라는 매우 감성적인 이유로 투표를 하였으며 이는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도 마찬가지리라 봅니다
그래서 근래들어 많은 기존 경제학 이론을 보완하려는 다양한 이론들이 등장하게 되는데 제가 많이 좋아하는 '복잡계 경제학'이라든가 '행동경제학', 얼마 전에 소개한 '사회물리학' 등이 바로 그러한 것들입니다이름은 다르고 이론 전개 양상은 조금 차이를 보이겠지만 근본적으로 공통원리는 인간이 비합리적인 존재라는 것을 받아들이고 이론을 전개하는 것들이지요 -이러한 이론을 다루는 책을 먼저 접하고 지금 방송대를 다니며 경제학을 배우니 참 와닿지 않는 내용들이 많다라는 개인적인 푸념 때문에 이런 사견을 다는 것이 아니지 않습니다
뭐 쓸데 없는 잡설이 길었고 여튼 책 자체는 제가 이야기한 부분을 제외하면 괜찮은 내용이고 흥미롭게 읽을만 하니 관심 있으시다면 한 번쯤 읽어볼 만한 책이라 생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