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잡계 이론을 경제학에 접목 시키는 가능성을 제시한 책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키워드들 몇 개 있는데, '복잡계'와 '경제'는 그것들 중 하나 입니다. 이 책은 비록 나온지는 좀 됐지만 –원서는 1995년 출간, 국내는 2002년 번역– 제가 좋아하는 그 2가지 키워드를 모두 가지고 있는데다, 노벨상까지 받은 주류 경제학자이면서 동시에 복잡계 경제학의 개척자 역할을 하고 있는 폴 크루그먼이 쓴 책이라 읽게 되었는데, 기대와는 달리 어떤 명확한 이론이나 그러한 지식의 전달 보다는 복잡계 이론을 주류 경제학에 접목 시키는 가능성에 대한 제시를 하는 내용이라 –보다 정확히는 크루그먼이 경제학도를 대상으로 했던 강의 내용을 보강하여 정리한 책– 개인적으로는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기대했던 내용과 달랐던 것 뿐이지, 이 책이 나온 시점을 생각하면 게다가 아직도 복잡계 경제학이 주류가 아님을 생각한다면 이 책은 상당히 선구적인 책임을 알 수 있습니다. 게다가 단순히 복잡계 이론에서 다뤄지는 개념들 –이 책에서는 자기조직화와 거듭제곱의 법칙을 경제학 이론에 끌어옵니다.– 을 단순히 경제학에 끌어오는데 그치지 않고, 실제 경제학에서 쓰이는 이론을 활용해 공식으로 유도해내고 있기 때문에 보다 의미 있는 책이라 할 수 있겠지요.
다만 이 책은 경제학도를 대상으로 했던 강의 내용을 바탕으로 했기 때문에, 경제학 이론에 대한 기본 지식이 없으면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습니다. 개인적으로도 이해에 어려움을 겪은 부분이 많았는데, 특히 공식을 정리한 부분에서는 각 기호가 의미하는 바를 이해 못해 내용을 전혀 파악하지 못한 부분도 많았습니다. –나중에 배경 지식이 쌓이면 다시 한 번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때문에 저처럼 경제학 이론에 대한 배경 지식이 많지 않으시다면 이 책을 읽으실 때는 전체적인 흐름만 이해하는 정도로 보시는 편이 낫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 책이 완성된 이론을 정리했다기 보다는 화두를 던지며 가능성을 확인하는 것에 머무르기 때문입니다.
배경 지식 없이 책을 이해하기 어렵기도 하고 책이 완성된 이론을 제시하고 있다고 하기도 어렵기는 하지만, 복잡계 경제학의 선구적인 위치에 있는 책이라 할 수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해 관심이 있으시다거나 혹은 복잡계 경제학의 개척자인 폴 크루그먼에 관심이 있으시다면 한 번쯤 읽어봐도 괜찮을 만한 책이라 생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