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그대로 언어의 진화에 대한 내용을 다루는 책. 인간이 어떤 언어적 기제를 갖고 태어난다는 촘스키의 이론에서 시작하여 인간의 뇌와 언어의 관계를 탐구하는 이론의 발전 흐름을 잘 짚고 있다.
진화의 다른 많은 결론처럼 언어 역시 순수하게 타고난 기제에 의한 것만이 아니며 –늘 그렇듯이 타고난 것과 환경의 상호작용– 뇌에 언어만 담당하는 어떠한 부분은 없다 그리고 언어와 뇌는 공진화 했다는 결론의 내용인데 자세하게 다루기엔 내용이 너무 많으므로 생략한다.
책에서 주로 다뤄지는 비판은 인간을 동물과 명백하게 다른 어떤 존재라는 시각에 대한 것인데 –이는 사실 촘스키에 대한 비판이기도 하다– 언어라는 것도 인간만이 가진 어떤 고유한 것에 의한도 아니고 현대 인간 언어에 도달하기 위해 필요한 수많은 단계들이 있는데 그 단계들 중 어떤 것들은 다른 동물들도 이미 도달해 있다는 그런 이야기. 인간만이 가능한 어떤 고유한 기능과 같은 인간 우월적인 사고 방식으로는 제대로 된 과학적 발견을 하기 어렵다는 비판. –사실 자연과 동물을 알면 알수록 인간만이 가진 무언가는 없음을 알게 된다. 플라톤의 '인간은 생각하는 동물'이라는 표현도 알고 보면 자연계에 대한 무지에서 비롯된 것. 인간도 그냥 자연계에 존재하는 많은 동물들 중 하나. 물론 인간 문명이 만들어낸 복잡도 높은 결과물은 인간만이 가능한 것이긴 하지만.
언어의 진화에는 관심을 갖지 않았고, 인간은 인간 언어를 다루기 위한 어떤 기제를 타고 난다는 주장을 옹호하는 촘스키와 그의 학파에 대한 비판도 계속되는데, 그 부분을 보고 있자니 촘스키의 현재가 양자역학 시대의 아인슈타인의 모습을 보는 듯한 기분도 들었다. –위대하고 후대에도 확실히 이름을 남길만한 기념비적인 학자이지만 말년에는 학계에서 낡은 사고에 사로잡힌 노인네 대우를 받는 듯한 느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