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이 느끼는 행복이 어디에 기원하느냐와 그렇다면 우리는 행복해지기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까에 대한 내용의 책. 자기 경험에 근거한 이야기가 아니라 심리학 연구들이 밝혀낸 내용을 근거로 하여 설득력을 갖고 있다. 이야기 자체도 재미있음.
행복이 결국 뇌에서 만들어 내는 것이라는 내용은 이전에 읽은 <행복에 걸려 비틀거리다>과 맥락을 같이 한다. –읽을 땐 몰랐는데, 읽고 나서 보니 이 책의 저자가 그 책의 번역자였다– 그러면 뇌는 왜 행복을 만들어 내느냐가 다음 질문인데, 그에 대한 대답은 아주 당연하게도 '생존과 번식에 도움이 되므로'
우리의 생존과 번식에 도움이 되는 것들, 예컨대 단 것이나 안락함 등은 뇌가 쾌락을 느끼게 하고 –이것을 보상 체계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 우리의 생존과 번식에 위해가 되는 것들, 예컨대 신체적 위해, 썩은 음식 등은 불쾌를 느끼게 하여 사람이 생존과 번식에 유리함을 갖도록 하는 것이 바로 그 행복과 불행의 원인. –쾌와 불쾌는 별개의 것이라는 것이 중요하다. 불쾌하지 않다고 행복한 것이 아님.
여기까지는 사실 개인적으로 특별히 새로울 것 없는 내용이었는데, 그 행복을 느끼게 하는 요인이 단순히 개인 수준에 머무르지 않는다는 내용은 대단히 흥미로웠다. 인간은 '사회' 관계를 통해 생존하고 발전해 왔기 때문에 타인과의 관계를 통해서도 행복과 불행 –쾌락과 불쾌– 를 느낀다는 것. –실제로 사회적 아픔을 느끼는 사람에게 진통제를 처방했더니 효과가 있더라– 이는 타인과 관계를 잘 맺는 것이 내 생존에 도움이 되기 때문. –사냥에 실패한 동료에게 먹을 것을 나눠주는 대신 다음에 내가 실패하면 네 신세를 지겠다는 사회적 관계.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행복을 느끼는데는 사회적 관계가 매우 중요하며, 실제 수많은 연구에서도 '외향성' 수치가 높은 사람들이 –다른 성격 항목들은 큰 상관관계가 없음– 행복감이 높다는 것이 증명되었다. 타인에게 사랑을 베푸는 것이 곧 나의 행복이 되는 것.
물질이 행복을 만들어 주는 것이 아니며, –부족하면 불행할 수는 있다– 타인과의 관계를 중요시 하는 것이 행복에 이르는 것이라는 이러한 내용을 접할 때마다 수천 년간 성현들이 말씀해 온 진리들이 현대 과학에 의해 증명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ps) 책에는 쾌락이 행복의 기원이라는 정도로 얘기하고 넘어가는데, 쾌락을 추구하는 것과 행복을 추구하는 것은 조금 구분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마약을 하는 것이나 유흥에 빠지는 것도 결국 뇌의 보상 중추를 자극하는 쾌락인데 그런 것에 빠져 사는 삶을 행복한 삶이라고 부르는 사람은 아무도 없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