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대가 되면서 한층 더 주목 받고 있는 반도체 칩에 대한 이야기. 처음 트랜지스터가 만들어지고 실리콘 밸리가 생기던 시점부터 코로나와 바이든이 웨이퍼를 들고 핵심 자원으로 강조하던 시기까지를 다루고 있다.
바이든이 웨이퍼를 들고 강조하던 2021년에 들어서야 대중들이 칩의 중요성을 인식했던 것 같지만, 칩을 만들던 사람들 뿐만 아니라, 특히나 국방 관련한 분야에서 첨단 무기에 반드시 필요한 칩의 중요성은 진작부터 인식하고 있었음. 내가 2013년 처음으로 사업자를 냈던 시기—그건 결국 망했지만— 에 사업 계획서에 컴퓨터가 점점 세상을 먹어치우고 있다라고 썼었는데, 그 이후로도 그 속도는 더욱 빨라졌으며, AI 시대 들어서 그것이 더욱 가속화된 느낌.
자동차가 없던 시기, 전화기가 없던 시기로 돌아갈 수 없는 것처럼 인류는 이제 컴퓨터가 없던 시기로는 돌아갈 수 없으며, 컴퓨터 하드웨어의 핵심이 칩이고 —물론 컴퓨팅에는 하드웨어인 칩 뿐만 아니라 소프트웨어인 알고리즘과 데이터가 3개 기둥을 구성 함— 최첨단 기술 (특히 무기)에 필수적인데다 그것을 제조할 수 있는 회사는 전세계에 몇 개 없기 때문에, 첨단 칩 생산 능력은 결국 국가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역량이 됨. 한국에는 삼성전자와 하이닉스와 같은 회사가 있어서 그 체인에 포함되어 있어서 다행임.
아직 칩에 대한 패권은 미국이 쥐고 있고 거기에 중국은 상당히 뒤쳐져 있지만, 젠슨 황이나 짐 켈러 같은 사람들도 이야기 하듯이 중국 엔지니어와 기업의 성장이 무섭기 때문에 앞으로 그 경쟁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임. 특히 중국의 기업들은 정부와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어서, 기업의 목표가 돈을 버는게 아니라 중국몽을 이루는 것이라는 부분이 섬뜩했다.
21년까지의 이야기이므로 그 이후 나온 ChatGPT와 엔비디아의 AI 반도체 이야기는 다뤄지지 않지만 —그럼에도 AI 분야의 칩 전망은 다뤄짐— 현대의 칩에 이르기까지 중요한 내용들이 다뤄지고 있기 때문에 요즘 같은 기술 시대에 교양 삼아 읽어보면 좋을 만함. 저자가 글 자체도 흥미롭게 잘 써서 잘 읽힌다.